안녕하세요. 부산에는 기증하는 곳이 없어 이렇게 멀리 제 소중했던 옷들을 보내게 됩니다. 취업 너무나 잔인하고 비현실적이게 고통스럽고 괴롭죠. 그 막막함에 이 옷들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저는 돈이 없어서 KTX 대신 무궁화호를 타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가서 잠도 캡슐호텔이라는 구멍 같은 곳에서 자면서 한국의 취준생들이 처한 현실이 어떤지 누구보다 잘 압니다. "부디 취업이 행복이라는 생각만 말아주세요." 취업 꼭 좋은 곳에 하려는 것보다 즐길 수 있는 10%라도 마음이 움직이는 일을 하세요. 이직할거라는 말을 달고 사는 저는 이 옷들을 수차례 고민 끝에 보냅니다. 저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일지 모릅니다. 모쪼록 뭘하든, 어디서든 행복하시길 바라며. ps. 딱 1번의 필기통과 딱 1번의 면접으로 붙은 회사이고, 그때 입었던 옷입니다. 좋은 기운만 가득하니 모두 원하는 바 이루며 행복하길!!!

2024년 6월 18일
최주은 / 공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