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열린 옷장 운영진들에게 귀찮은 일만 보태주는 건 아닌지 우려되는 바 없진 않지만,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90%의 시의원들이 여성 수행비서를 반대한다 하기에 오히려 오기가 발동하여 승낙했던, 고정관념을 깨뜨리려고 한 10년전의 제 호기가, 어느 한 분에게라도 용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부끄러움을 눌렀습니다.
이 옷들을 입은 뒤로는 주말과 공휴일이 없었지만 일선 행정 현장과 공식 행사들을 참관하면서 소중한 경험과 넓은 식견을 얻게 되었습니다. 유행도 지나고 멋진 옷은 아니지만, 세상의 반대에 움츠러들지 않는 용기 한 줌씩은 들어 있으니, 꼭 유용하게 사용하시고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2. 저는 전국 최초의 통합시라 하는 창원시 안에 묻혀 잃어버린 이름이 되어 버린 경상남도 '마산시' 공무원이었습니다. 지금은 창원시 공무원이 되었죠. 이번에 집을 정리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생겨 옷장을 정리하다 보니 2006.8월~2008.8월 까지 마산시의회 의장의 의전활동을 수행하며 입었던 정장 10여벌이 어언 10년이라는 세월을 견디고 있더군요.
당시 모두 남성 일색인 수행비서와 보좌관들 틈에서 튀지 않으려고 입었던 옷들이라 예쁘지는 않습니다. 마치 남자 옷 같은데다가 제가 작은 키에 77사이즈라 여러 조건들이 잘 입혀지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저 같은 체격 조건과 취향을 가진 분들도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으며 감히 용기를 내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