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여름.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 딛는 형의 첫 정장을 사러가는 길에 쫒아가서 무작정 '나도 정장 사주세요!' 라며 아버지를 한참을 졸라 산 저의 첫 정장입니다. 그때는 그저 '나도 멋지게 정장 한 벌 빼입고 싶다' 라는 단순한 생각뿐이었는데, 몇 년이 지나고 보니 이 검은 정장은 저의 첫 면접, 첫 인턴, 첫 직장까지 함께한 분신이 되어있더군요. 남들은 직장생활,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살이 쪄서 옷이 작아져서 못입는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저는 오히려 살이 쪽쪽 빠지더니 옷이 커서 못입게 되더군요. 입지는 못하고, 첫 정장이라 버리기에는 많이 아쉽고, 그렇게 1년을 넘는 시간을 제 방 한견을 묵묵히 지키고 있던 정장을 이제는 세상으로 첫 발을 내딛는 누군가의 분신이 되길 바라며 기증합니다. (아버지께서도 정장 한 벌 기증하신다고 하셔서 함께 넣어 보냅니다.)
P.S 간접적으로나마 열린옷장을 알게 해주신 바라봄 사진관의 나종민 대표님. 두목님, 형님! 감사합니다! "열린사진관 화이팅

2016년 8월 4일
기증자 양원주/KB 생명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