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처음으로 맞춰드린 고급정장입니다. 평소에는 입지 않으셨고 중요한 가족 행사때만 입으셨지요. 남동생이 낳은 쌍둥이 조카의 돌잔치때, 이 양복과 넥타이를 착용하신 아버지의 사진이 있습니다. 약간 수줍게 웃고 계신 모습이에요. 그 당시 폐섬유화라는 병을 앓고 계셨는데 그 때문에 살이 좀 빠진 상태셨지요. 그래도 워낙에 체격이 좋으셨던 터라, 많이 티가 나지는 않았답니다. 조카들이 2월이면 만 4세가 되는데, 아버지는 이미 떠나고 안 계세요. 이제 한창 말도 잘 하고 너무 귀여운 손주들 재롱도 못 보시고, 2015년 9월 추석 다음 날 훌쩍 가셨어요. 그리운 아버지를 다른 분들도 기억해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간직하고 있던 아버지의 양복과 타이를 기증합니다.
2017년 1월 23일
기증자 손연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