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복직을 하고, 이직을 했습니다. 이직한 회사에선 편한 옷을 입고 다녀도 됩니다. 덕분에 출산하고 튀어나온 뱃살 걱정 없이 옷을 입고 다닙니다. 캐쥬얼 복장도 회사의 복지가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입고 다녔던 정장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열린옷장을 발견했습니다. 이제 서른 중반인 내가 입던 옷이 20대 친구들에게 정말 필요할진 아직 잘 모르겠지만 한 벌이라도, 한 명의 친구라도 마음에 들어한다면 그걸로 좋을 거 같습니다. 이 편지에 어떤 이야기를 써야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제 이야기를 하려니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붙잡고 훈계를 하는 꼰대가 되어버릴거 같고, '하시는 일 다 잘 되시길'하는 불분명하고 애매한 희망 메시지를 적으려니 이 편지를 읽을 분들은 이제 지겹지 않으실까요?^^; 그리고 살다보니 '다' 잘되는 경우는 없더라구요ㅎㅎ 그렇지만 지나보면 별 거 아니었고, 지나보니 오히려 괜찮은 결과를 가져왔던 경우는 참 많았던거 같습니다. 물론 지금도 힘들고 짜증나는 순간들이 (생각보다)자주 찾아오지만 마음 저기 한켠에는 '이것도 한 3년쯤 지나서 생각도 안나거나, 별 거 아니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유머감각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 지금 하고자 하시는 일이 다는 잘 안되더라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결국에는' 잘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2017년 5월 28일
기증자 박소리(콘텐츠 스타트업 PUB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