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열린옷장에 기증신청한 후 '옷장정리 체크리스트'를 보는 순간, 어쩌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선 보내드린다는 옷들이 너무 빠르게 변하는 옷의 트렌드에 맞지 않을까봐요. 보내는 양복들은 저희 신랑이 취업을 위해 마련한 옷이에요. 공부하다 서른이 넘어 취업을 했어요. 요즘 20대처럼 많은 이력서 제출과 많은 면접을 거쳤답니다. 그렇게 많은 것을 준비해서일까요? 남편은 서른이 넘어 첫 직장을 잡은 이후 다시 이직 준비를 새롭게 하며 이력서 합격과 함께 인성 면접, 전문 면접 등을 통과해 s전자 연구원으로 입사하여 지금도 근무중입니다. 무척이나 아끼던 추억의 면접 복장을 열린옷장에 맡깁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보냅니다.

-남편의 옷과 함께 제 코트도 보냅니다. 제가 새롭기 시작한 직장 생활 첫 면접에 입었던 코트입니다. 그때는 너무 말라서 코트 안에 옷들을 껴입어도 불편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덩치가 큰 아줌마가 되었어요. 이 코트를 볼 때마다 예전에 열심히 일했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요즘 면접에서는 더 많은 노력과 지식, 경험을 요구한다고 하죠? 취업 준비가 점덤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밝아야 대한민국이 더 빛날 거예요. 힘든 때이지만, 시기를 탓하기보다 더 많은 희망을 가지고 노력하기를 응원해봅니다.

2017년 11월 14일
기증자 송대호, 김수경
/s전자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