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처럼 따뜻했던 우리 아빠의 정장입니다. 정장을 입고 일하는 직업이 아니라 주로 장롱 신세였던 탓에 경조사 있을 때만 몇 번 입은 것으로 압니다. 사실 아빠가 작년에 폐암 선고를 받고 올해 3월에 돌아가셨습니다. 아빠가 제게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지만 베풀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나 암환자의 장기를 기증할 수는 없기에 그러지 못했습니다. 아빠의 물건을 정리하던 중 나온 깔끔한 정장 두 벌.. 이렇게라도 기증을 해서 아빠의 뜻을 이룰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돌아가신 분의 옷이었기에 찝찝하게 생각하실 수 있겠다도 싶지만 부디 좋은 맘, 기쁜 맘으로 잘 입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19년 4월 15일
기증자 최계춘(딸 최수현/응급구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