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된 이야기네요. 첫 징장 면접일에, 첫 출근일에 부랴부랴 챙겨갔던 옷이에요. 서울에는 태어나서 한 번도 가본적이 없었거든요. 촌놈이 서울까지, 그것도 면접일 아침에 KTX 타고 어찌어찌 강남역까지 가서 면접을 보고 왔어요. 면접을 마치고 나오는데 다리가 후덜후덜 떨리더라고요. 그러고나서 어떻게 서울에 몇 년이나 살았어요. 아! 물론 지금은 정장도 엄청 많고요. 낙향?ㅋㅋ 하여 다시 고향인 부산에서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살이 쪄 더 이상 이 옷은 입을 수 없답니다! 저는 나름대로 괴롭고 치열하게 살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이제와서 보니 누구나 다 그렇게 살고 있고 시간은 겁나 빨리 가버렸어요. 다 그런거 아닐까요. 시간은 잘 가니 우리 모두 행복해봐요! 이 옷이 여러분의 급한 불을 끌 수 있다면 저도 정말 행복하겠습니다! 화이팅. 기도하고 응원할게요!

2019년 10월 31일
기증자 황혜강/대학교 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