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사회 초년생일 때 구매한 양복입니다. 그 때 몇 달을 아르바이트해서 어렵게 구입한 양복이라 선뜻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만 있었네요. 누군가에게 좋은 의미로 사용된다는 사실에 이 양복을 기증하면서 더 유용하게 사용하신 누군가에게 저의 기운이 뿜뿜 전달되어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면 더 행복하겠습니다. 입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남자이다. 몸무게는 75kg이다. 성명은 이상윤이다. 12월 28일이 생일이다. 44살이다. 많이 늙었다. 디자이너이다. 안경을 썼다. 2년 2개월 동안 군대를 다녔다. 똑똑하다. 친절하다. 회색 양복과 파랑색 양복을 기증하러 왔다. 못생겼다. 주말에는 보통 회사에 가지 않는다. 밝은 색이 어울리지 않는다. 나와 잘 놀아준다. 회사에서 높은 사람이다. 딱히 좋아하는 것이 없다. 집에 시계가 12개나 있다. 아빠 소개 끝~♡

2019년 12월 22일
기증자 이상윤/그래픽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