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옷을 입는 분께.
안녕하세요. 저는 7년차 직장인입니다. 이 옷은 제가 처음으로 산 정장이에요. 대학교 때 인턴 면접용으로 샀어요. 엄마랑 옷을 사러 갔던 기억이 나네요. 명품은 아니지만 크게 유행을 타지 않고 괜찮은 걸로 샀어요. 이 정장을 꺼내서 싸다 보니 그 때 기억이 나네요. 인턴 면접도 자주 떨어지고, 면접을 가지도 못한 적도 많고, 직장 면접도 그렇고... 뭐랄까. 쉽지는 않았던 시기 같아요. 이 옷을 입는 분께는 행운이 왔으면 좋겠어요. 너무 취업 때문에 마음고생 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게 제 마음이에요. 저는 체격이 커서 옷을 빌리는 건 생각도 못해요. 왜냐면 대부분 제 사이즈는 없으니... 많은 분들이 제 옷을 입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이 옷을 입는 분은 꼭 필요한 분이라고 생각해요. 면접 가실 때 꼭 깔끔하게, 떨려도 떨리지 않는 척 가면을 쓰고 자신감 있게 하세요! :)
취업을 하시고, 1-2년까지는 힘드실 거예요. 학교처럼 붙잡고 가르쳐주는 사람도 거의 없고, 윗분들 눈치보는 것도 신경 쓰이고... 그래도 조금만 지나면 업무도 익숙해지고 능숙해질 거라 믿어요. 그 후에 지루한 시기도 올테니까요. 회사에 가서도 절대 자신을 잃지 않았으면 해요! 내가 좋아하는 게 있고, 즐기는 취미가 있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 그런 모습을 지키는 어른이셨으면 좋겠어요. 회사에 다니다보면 저도 제 자신이 많이 찌든 거 같을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시 잡아요. 근데 이건 너무 먼 미래 이야기인가요...? 어쨌든 당신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당신은 분명 멋진 사람일 거예요! :)

2020년 5월 29일
기증자 이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