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 보내드리는 옷들은 졸업사진 찍을 때, 취업 시즌 때 산 옷들입니다. 항상 붙게 입어야 예쁘다는 말에, 다 언젠가 쓴다는 말에 저에겐 조금 작고 불편한 옷들을 모셔 두었어요. 그리고 불편하면 아무리 좋은 옷도 안 입게 된다는 것만 다시 느끼네요. 이 옷들이 당신에겐 맞는 옷이면 좋겠네요. 정장이, 정장 입을 상황이 어찌 불편하겠느냐만, 그래도 가슴 펴고 당당하게 입어주세요. 그리고 다음엔 좋은 정장을 고를 안목과 경제력으로 본인에게 잘 맞는 정장 하나 마련하시길 바랍니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요.

2020년 10월 5일
기증자 이서연/반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