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한 뒤에도 꼬박 1년 6개월여를 더 백수 상태로 지냈습니다! 떨어져도 왜 떨어지는지 누구도 알려주지 않아 막막한 날들이었어요. 같은 시험을 준비하던 다른 동료들이 하나둘씩 붙을 때마다 불안해서 잠 못 이루던 때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그런데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던 터널도, 결국은 모두 종점이 있는 길이더라고요. 저는 제자리에서 발버둥 치는 줄만 알았는데 실은 매일 최선을 다하며 준비했던 하루하루가 터널 안에서 한 발씩 나아가게 만드는 발걸음이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그 하루하루를 함께하며, 면접장의 떨림을 가라앉혀줬던 합격의 행운과 기쁨을 선사해 줬던 정장을 기증합니다. 이 옷을 만나게 되는 분은 누구든, 어떤 자리에서든 이 행운이 함께 깃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 옷이 제게 면접장에서 버틸 수 있는 힘과 합격의 기쁨을 준 것처럼, 대여자님께도 (모든 곤란한 질문을 다 뚫을 수 있는) 힘과 (원하는 회사에 찰싹! 합격하는) 기쁨을 줄 거라 확신합니다! 굿 럭!
2021년 7월 12일
기증자 박다해 / 한겨례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