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준비를 여러 해 하다, 결국 내 길이 아님을 인정하고 남들보다 늦었다고 생각하던 시기에 취준을 시작했어요. 자소서 광탈을 당연스레 생각하면서도 앞날이 막막함에 가족 몰래 꽤 많이 울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자소서도, 필기시험도 통과해서 면접을 볼 기회가 생겼을 때, 면접정장을 기뻐하며 구매해 주셨던 부모님의 얼굴도 떠오르네요. 저에게는 이 정장이 면접을 통과하게 해 준, 그리고 연수원 생활을 즐겁게 보내게 해 준 추억이라 지금까지 끌어안고 있었나 봅니다. 취준생활이 길어지면 '지금까지 내가 해 온 일은 헛된 게 아니었을까' 스스로를 다그치게 되는데요. 결국 뒤돌아보면 해왔던 모든 일들이, 후회했던 선택들이 모두 차곡차곡 쌓여서 내공이 되고, 어떻게든 도움이 되더라구요. 스스로를 믿고, 스스로의 선택을 믿으며 한발 한발 걸어가시면 충분히 염원하던 일을 하게 되실거라고 생각해요. 제 용기를 나눠 드립니다. 합격을 응원합니다!

2022년 9월 28일
기증자 등불/한국전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