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망설였습니다. 실제로 의미있는 참여가 될 지, 아니면 민폐만 될 지 염려가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학생 때 고가의 정장 구매하는 것이 얼마나 미련한 짓이었는지 모릅니다. 옷차림 신경쓸 시간에 더 컨텐츠에 신경 쓰시면 좋겠는 바람에서 제가 20대 때 입었던 정장 기증합니다. 함부로 힘내라고, 희망이 있다고 무책임하게 조언드릴 염치가 없습니다. 사회가 썩어가고 부조리만 늘어나는 것처럼 느끼실 것입니다. 그래도 간혹 밝은 일이 생기고, 따뜻한 사람을 만나고, 크게 웃을 일도 생깁니다. 그 빈도가 적어질 지라도 그런 순간이 간혹 찾아옵니다. 그 소중한 순간을 위해서 더 용기 내시길 바랍니다.

2022년 11월 25일
기증자 노형래/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