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인생 첫 '정장'을 입게되실 분이 이 편지를 보게 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몇 자 적습니다 :) 곧 졸업을 앞두고 사회에 나와야 하지만 나를 받아주겠다고 하는 곳 없는 막막하던 그 때가 떠오르네요. 절실한 저의 소망과, 더 간절한 어머니의 정성이 이 옷에 깃들어 있습니다. 치열한 서류전형에 합격하고 얻은 면접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여러 정장 중 고르고 골라 제일 예쁘고 단정하고 성실해 보이는 옷으로 골랐거든요. 그 기억에.. 입사 이후 입을 일이 없어서 고이 간직만 하고 있었네요. 그 합격의 운과 사회인의 냄새가 떠나기 전에 누군가에게 또 다른 운이 되어주길 바라며 보냅니다. 부디 건승하세요. 그리고 지금 걷는 그 길이 아니라도 어느 길이든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아직 당신은 젊으니까요!
2022년 11월 23일
기증자 이혜령/철강업,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