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정장을 봐주겠다며 동행한 친구들이 시착을 마치고 나온 뒤 웃고 있었습니다. "뭐 하시는 분이길래 크시냐?"는 질문에 취미로 하는 "야구하는 친구에요"라고 답을 했더군요. 그 점원분은 "이번 대표팀 단복을 요 앞 브랜드가 맞추었으니 그 곳에 가시면 맞는 걸 찾으실 수 있다" 알려줬다죠. 기성복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던 저는 정장 사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제 와 몇 벌을 정리하려다 보니 문득 취준생 시절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수년 동안 저의 전투복이었고 전우였던 친구들을 보냅니다. 그리고 이 친구들이 떨리는 긴장감 속에서 스스로를 독려하는, 용기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
2024년 2월 18일
정성환
이제는 제주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