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까지 제대로 된 정장 하나 없이 지냈습니다. 평소에는 정장을 입을 일이 없어서 불편한 점을 못 느꼈고 결혼식에는 단정한 옷 고라서 입고 가곤 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친누나가 결혼을 하게되고 손님들께 인사를 해야하는 입장이 되니까 더 이상 피할 수가 없겠더라구요. 그렇다고 새 양복을 사기에는 잘 입지도 않는데 부담이 되고 빌리기에는 체형이 많이 뚱뚱한 편이라 여의치 않아서 찾아보다가 열린옷장을 찾았습니다. 열린옷장을 알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대학시절 사회적 기업에 대한 과제를 하다가 알게 됐습니다. 그 땐 그냥 좋은 일 하시는구나 하고 와닿는게 없었는데 실제로 이용해보니까 느낌이 사뭇 다르네요. 양복 대여하는 곳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대여비용 부담도 비교적 큰 편이고 저처럼 특이한 체형인 사람은 빌리기가 힘들더라구요. 그에 반해서 열린옷장은 좋은 뜻으로 많은 분들이 기증해주신 옷들로 운영이 되다 보니까 저 같은 사람도 편하게 그리고 멋지게 입을 수 있는 옷이 많이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방문해보니까 김준현씨도 이용하셨던데 그거 보고 맘이 놓였습니다. 방문해서 옷을 고르는 과정에서도 수치 잘 재주시고 맞춤 옷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잘 맞는 옷을 골라주셨어요. 옷장지기분도 거의 처음 정장을 입는 저에게 맞춰서 세세하게 잘 알려주셨구요. 옷을 기증해주신 부림광덕주식회사 찾아보니까 정장 만드는 기업이더라구요. 앞으로 정장 사야되는 일이 생긴다면 꼭 그쪽 이용하고 싶습니다. 덕분에 결혼식에서 멋진 옷 입고 손님들께 인사 드릴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저 기부한 옷 한벌을 비린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느낀건 그냥 옷 한벌을 빌린게 아니라 중요한 하루를 잘 치루기 위한 자신감도 같이 얻는 기회였습니다. 기부자 분들도 그리고 열린옷장 직원분들도 자부심을 갖고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9월 2일
대여자 박준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