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고비가 있을 때마다 양복을 입었습니다. 졸업이 다가오는 데도 아무런 준비없이 나가는 것처럼 마음이 허하네요.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이후로 처음 입는 양복입니다.
그래도 그때보다는 좀 더 삶의 희망을 가지고 견딜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보내주신 양복으로 저는 아주 오래전의 일까지 다녀왔습니다. 앞으로도 여러 인생이 펼쳐지겠군요. 그때마다 지금 이순간이 마치 이정표처럼 서있을 듯한 예감이 듭니다. 보내주신 양복이 한 사람의 첫 출발에 다시 서게 해주셔서 감사해 할 듯 합니다. 잘 입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