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기간이 조금씩 길어지면서 취업 그 자체에 대한 불안감보다도, 스스로 지쳐버리곤 하는 것이 더욱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실은 이번에 보는 면접도 너무 긴장되고 부담된 나머지, 도망쳐 쉬고 싶었습니다. 열정을 갖고 하고 싶은 바를 이루려는 숭고한 뜻도, 이제는 취업 그 자체에 매몰되어버린 것 같아 의욕도 많이 저문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여한 이 정장도 억지로라도 저를 도망치지 못하게 하는 최소한의 책임감이자 타인의 열정을 밀려쓰는 대여책입니다. 덕분에 지쳐가는 와중에도 지레 포기해버리지 않고, 또 면접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10월 15일
김승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