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자님 안녕하세요. 오늘 특별한 날에 정장을 입게 되었습니다. 18년 동안 함께한 친구의 결혼식을 참석하였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함께 웃고 울며 많은 추억을 만들었던 칠칠치 못했던 그 남자가 반려를 만나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함께 나아가기를 선택한 날입니다. 평소에 잘 입지 않아서 고이 모셔두었다가 막상 입으려고 하니 옷이 안 맞더라고요. 다행히 열린옷장을 통해 친구의 특별한 순간 한 페이지를 장식한 것 같아 뜻 깊고, 기증자님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2024년 2월 25일
대여자 최성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