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 처음으로 정장을 입어보았습니다. 좋아하는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학생 신분이라 정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열린옷장단체 덕분에 친구 아버지께 예의를 다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정장을 입어볼 수 있도록 해주신 기증자분들께도 감사합니다. 좋은 생각에는 좋은 사람들이 모이고, 그분들이 퍼뜨리는 따뜻한 배려는 또 다른 배려를 낳을 거라고 믿습니다. 언젠가 저의 정장이 열린옷장 한 켠을 차지할 날을 그리며 글을 마칩니다.
2017년 2월 20일
대여자 김현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