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에 군대를 다녀온 뒤, 독립을 준비하며 열어본 옷장엔 지금은 맞지 않지만 한때는 중요한 자리에 항상 입었던 정장 두 벌이 있었습니다. 대학교 졸업사진을 찍을 때 보다 단정한 이미지를, 면접을 보러갈 땐 차분하고 신임 받는 이미지를 안겨준 듯한 이 정장들을 이제는 다른 분들이 쓰실 수 있도록 기증하고자 합니다. 시원섭섭하지만 후련한 마무리인 것 같아요. 새로운 시작을 힘차게 준비할 때 혹은 다른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에 함께할 때 이 정장들이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2024년 11월 28일
기증자 강병권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