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준비하며 정리하던 중 옷장 한 켠에 걸린 저의 첫 양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레 보러 가게 된 첫 면접에 엄마와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찾아간 백화점. 그렇게 첫 양복을 품고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집을 향하던 발걸음이 떠올랐습니다. 비록 이제는 작아서 저의 몸에는 맞지 않는 양복이지만 저에게 의미있는 양복이 빛을 보지 못한 채 옷장에만 두는 것보다는 좋은 일에 쓰였으면 하는 마음에 보내게 되었습니다 .

2024년 12월 4일
기증자 조영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