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옷을 좋아합니다. 옷을 잘 입는건 아니고 그냥 패션이 좋습니다. 그래서 한 때 옷 모으기가 취미였습니다. '열린옷장'에 대해선 기사로 접한적이 있습니다. 한 '마켓팅 모임'에 대표님이 오신다고 하셔서 만나뵈러 갔었고, 어떻게 정장을 기증하면 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옷을 정리하면서 저한텐 가치가 없지만 '타인에게 무한 가치'가 될 수 있는데 이런 정장이 될 수 있구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이즈도 디자인도 안 맞지만 버리기는 아까운 옷들이 타인에게 가치있게 쓰인다니 정말 기쁩니다! 부디 여러분에게 제 과거의 가치있는 기증 정장이, 미래의 기쁨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수단으로 쓰여지길 기원합니다. 캐쥬얼을 입어야 하는 20대, 나는 정장을 입고 다녔다. 포말해 보이고 싶어서였는데 왠지 모를 객기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거다. 그래서 차곡 모은 정장이 70벌 가량 된다. 20대의 나를 본 사람들은 딱딱하고 예의바른 사람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얘기를 들으며 캐쥬얼 매니아가 되었다. '열린옷장'은 기부나 봉사에 관심이 있어서인지 자주 들은 업체다. 이제 청개구리 회춘하듯 나이든 정장을 기부하고자 한다. 주로 디자인이 마음에 안들어서가 아니라, 사이즈가 안 맞아 기부하는 '아끼는' 의상들이다. 주인을 찾아 가치있게 쓰여지기를 바란다.

2016년 9월 30일
기증자 가소영
직업분야 및 근무처 한국외대 문콘과 겸임교수 & HPNF&B 다문화 카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