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뭐라고 시작해야 할지... 저와 남편 둘 모두의 합격 기운이 서린 정장을 기부합니다. 몇 번 입지 않은 채 세월이 흘렀는데 진작 이런 기부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좋았을 걸 그랬어요. 저희는 둘 다 남들보다 긴 학생 시절을 보냈습니다. 매일 반복해서 공부하고 면접 보면서 '나도 번듯한 직장을 가지고 내 손으로 돈 벌어서 삶을 꾸리는 날이 올까' 하고 수백번 의문을 가졌어요. 그랬는데 어느덧 직장인 4년차가 되었네요. 지금은 출구 없는 캄캄한 터널을 헤매는 것 같은 기분이겠지만 그 시간은 분명히 끝이 납니다. 걱정 마세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 하신다면 꼭 활짝 웃는 날을 맞이할 거에요. 과거의 저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옷을 빌리실 당신을 응원하겠습니다. 건강하시고, 건승하세요.
2019년 6월 21일
기증자 정재연/공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