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동안 정장들을 어떻게 할까 고민만 하다가 대여가 가능한 열린옷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럼 기증이 되겠구나 싶어서 주섬주섬 넣어봤어요. 전 결혼하고 두 아이를 키우며 지내는 중인데 여동생이 수어번 면접과 필기고사를 거치며 고군분투 중이거든요. 저도 10년 전만해도 온갖 열정과 포부로 정장이 닳도록 일할 수 있겠다고 다짐하며 패기있게 살았는데.. 요즘엔 동생 응원 아니면 드라마만 보면서 간접경험만 하고 나태해진 저를 발견했어요. 기증자와 대여자분들의 글들을 보니 안일했던 제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휴직 직전만 해도 회사에 치여 초심 잃은 모습이었는데.. 다시금 그리워지는 그때네요. 대부분 제가 입은 옷은 아니고 신랑이 지난 7년 동안 마르고 닳도록 입고 열심히 돈 벌어서 저희 식구 먹여 살린 에너지 가득한 정장입니다. 열심히 세탁해주고 다려주고 내조해주었는데 맞지 않는 정장이 되어 보관만 하다가 혹시라도 필요하신 분이 계신다면 잘 입으시길 바라며 가는 발걸음, 손길마다 합격의 기운이 가득하시리 바라며.. 염원 한가득 담아 보냅니다. 젊은 분들.. 특히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생 분들.. 취업 정말 어렵고 힘드시지요. 그 힘든 세상에 버텨나가시고 인내하시느라 고생 많으십니다. 조금 더 좋은 세상, 재능 펼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기도합니다.
2019년 6월 21일
기증자 이금선/금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