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 옷을 사러 쇼핑몰에 갔던 날이 기억나네요. 예산 내에서 제 몸에 잘 맞는 옷을 찾아내기 위해 진짜 쇼핑몰에 있는 모든 옷 가게에 들어가서 옷을 입었다가, 벗었다가, 구입했다가, 환불했다가.... 겨우겨우 골라낸 옷이었어요. 한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데 눈물이 불쑥 나더라고요. 너무너무 불안했거든요. 모든 옷이 저에게 잘 맞지 않는 기분이었어요. 옷뿐만이 아니라 진로 선택을 앞두고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스스로도 잘 하고 있는 건지 몰라서 제 자신을 계속 의심하던 시기였던 것 같네요. 물론, 지금도 여전히 갈팡질팡하면서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걷고 있긴 하지만요. 여전히 먹고살기 위해 면접 보고 미팅할 일도 많아요. 그렇지만 이제 저는 제가 좋아하고 저에게 잘 어울리는, 제 스타일의 옷을 입고 면접에 갈 수 있을 만큼은 경력과 전문성이 쌓였답니다. 더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면접을 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아껴둔 이 옷을 보냅니다. 생은 늘 불안하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꼭 맞는 삶의 모양을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새로운 시작 앞에 선 당신을, 우리를 응원합니다!^^♡

2021년 2월 16일
기증자 김진리 / 문화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