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취준하시느라 고생 많으십니다. 저는 수능점수 맞춰 알지 못하던 임상병리학과에 갔다가 약대편입시험(PEET)을 두번 봤어요. 그때 산 정장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 길이 아닌데 맞다고 우기면서 걸어갔던거 같아요. 자소서 첫 문항을 10자 정도 쓰고 할 말이 없어졌어요. 그런 제 모습을 보고 떨어지면 끝내야지 했어요. 수능도 3번 봐서 당시에 패배감만 가지고 살았거든요. 이 옷을 빌리시는 분들은 저처럼 하고싶은 일을 찾아 빙 돌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니다 싶으면 돌아설 용기. 엄청난건데 그걸 해내시면 좋겠어요. 복학해서 곰곰히 저를 탐색한 다음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달성한 저를 보시면서요. 무튼 이 정장들을 입고 모두 가고 싶은 곳에 합격하시길 바라요! 합격할 때도 불합할때도 입은 애증의 정장들입니다. (합격 횟수가 더 많습니다. 걱정마세요.) 저의 기운을 불어넣으며 보냅니다!
2022년 3월 3일
기증자 김혜윤/사진기자, 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