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었습니다. 서른다섯이 되도록 한 사람의 아내와 세 아이의 엄마로 살아오면서 내 꿈에 뒷전이었는데 말이죠. 누군가의 손길이 닿았던, 이야기가 있는 옷들에 내 꿈도 베어들이고 있다는 게 새롭고 신기했습니다. 마치 나를 위한 옷처럼 딱 맞고, 구두도 잘 맞았습니다. 거울 앞에 선 나의 모습이 어색하지만 잘 어울리고 멋져 보였습니다. 괜시리 용기도 나고 힘도 생깁니다. 옷을 입어보는 자체만으로도 제게는 저를 돌아보는 좋은 경험을 하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12월 16일
대여자 최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