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직접 뵌 적은 없지만 기증자분의 손때가 묻은 정장으로 이번에 취업하게 된 김석일입니다. 오랜 시간 방황하다 31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취업을 하였습니다. 취업=고스펙 공식 때문에 어딘가에 기댈 수 없는 고아라는 사실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고 자살 시도도 하였었는데요. 한때는 대한민국에 있는 이름과 얼굴도 모르는 부모에게 태어났다는 사실이 너무나 원망스러웠습니다.
다행히 조그마한 회사에 입사하였지만 취업 때문에 고통받고 있을 청년들을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성장통이라고 포장하는 어른들도 있지만 어찌보면 대한민국의 현주소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기증자분께 정장을 통해 따뜻한 마음을 받았으니 저도 살아가면서 그 마음 타인에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시간의 불행이 갓난아이의 함박웃음에 묻혀버리는 것처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믿습니다.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2016년 5월 27일
대여자 김석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