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멋도 모르고 취업 준비한다고 설칠(?) 때, 제 돈 주고 급하게 샀던 정장입니다. 다른 친구들은 부모님들이 몇 십만원 하는 정장도 턱턱 사주고, 취업 준비 교육을 받는다고 돈을 아낌없이 지원받고 있을 때 저는 제 생활비며 등록금이며 충족할 거라고 알바 몇 개에 쫓기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때 부모님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왜 나한테 취업 안하냐 닦달은 하면서 지원은 한 푼도 안해주는지를요. 지금은 많이 잊혀졌지만, 그때는 정말 원망스러웠습니다. 확실히 제가 알게 된 것은, 원망이 결국 나에게는 도움이 하나도 안 된다는 것이고 어설픈 첫 걸음이라도 걷는 게 안 걷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공부만 하다가 취준한다고 나대(?)게 되면서 과정 자체가 시행 착오와 엉성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렇지만 이것도 저것도 경험하게 되면서 제 인생에게 있어서 그 좌충우돌과 겁없고 무모한 도전이 나 자신과 주변을 원망하는 것보다 더 많은 기회와 이전엔 알지 못했던 인생의 새로운 면을 더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게 가장 큰 선물 아니었을까요. 취준 교육이나 강의 같은 게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이요. 저 역시도 그런 과정을 경험했고, 지금도 삶에서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체험을 성취하기 위하여 도전하고 있는 중입니다. 달리 말해, 어떤 의미에서 제가 이렇게 말할 처지가 아닐 수도 있단 말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제 옷을 입는 여러분이 제가 겪었던 경험처럼 새로운 경험과 기회를 만끽하길 기원합니다. 한때의 제가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의 인생 과정에 좌절이 찾아오더라도 견뎌내고 이겨내는 힘, 삶을 바꿀 수 있는 혜안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그 힘은 여러분이 제일 힘들 때 제일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민주 드림
2018년 10월 6일
기증자 김민주 / 사무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