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옷장'을 알게된 건 수업 연구를 통해서였습니다. 고등학교 기술가정 교과에서 지속가능한 소비생활 단원 수업에 <공유경제>에 대해 이곳이 사례로 제시되었습니다. 우리가 많은 것들을 나눠쓰고 함께 사용한다지만... 면접 정장을 공유한다니 신기하고 또 놀라워 학생들이게 소개한 기억이 납니다. 제가 보내는 여러 옷가지는 제가 교직생활을 시작할 때 구매한 것입니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부모님이 큰 맘 먹고 구매해주신 정장도 있고, 옷이 없어 부랴부랴 구매한 자켓이나 바지도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시간이 지나 정장을 입는 날이 줄어들고 사이즈도 맞지 않아 걸어만 둔 옷을 버리지 못하고 끌어 안고 있던 이유 말입니다. 최근 열린옷장에서 정장을 빌리면서 옷걸이에 걸려있떤 제 정장들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누군가의 선한 마음으로 기부한 옷을 사용할 때 느낀 이 따뜻함을 누군가에게 나눠줄 수 있지 않을까? 학생들에게 실천하라고 교육하지만 말고 나야말로 솔선수범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 옷을 입고 인생의 가장 떨리는, 중요한, 그리고 인연이 될 어느 순간에 선 당신을 응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다 통과의례처럼 면접 등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죠. 피하고도 싶은, 빨리 지나갔으면 싶고. 절대 잘할 자신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우리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했고, 그 과정은 힘들었지만 지나고나니 별 거 아니었다고 생각할 만큼 삶에 여유도 찾아오더군요.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이 옷이 당신이 가장 빛나는 순간에 함께하길 기대합니다. 이 옷도 당신과 함께 빛나길 바랍니다. 작은 나의 실천이 당신과 우리의 사회에 긍정적 영향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20년 1월 22일
기증자 박하양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