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동화입니다. 무언가 멋진 이야기를 남겨야 할 것만 같지만 실은 어떤 미안함과 옷들에 대한 애정을 남기고 싶어 글을 씁니다. (체구가 작은 제가 입던 옷이라 맞으실 분이 꼭 계시면 좋겠네요) 입던 옷을 준다는 것이, 그만큼 헤진 옷을 준다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지만 열린옷장에서 잘 분류하여 전달주실 것으로 믿고 보냅니다. 단추 하나 달아서, 헤진 부분 기워서 다시 입고 싶은 제 옷들이 이제는 크기가 맞지 않아 기증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보는 이들에게 보일 흠들이 오랜 시간 저와 함께하며 쌓였던 애정의 흔적이라는 것을 말씀드리면, 그 흠들이 조금은 덜 모나보이지 않을까 해서요. 이렇게 기증할 일이 있을 줄 알았다면 셔츠에 이름도 넣지 않을걸 그랬습니다. 그 애정의 흔적들이 기증 받으시는 분들에게 흠이 아닌, 격려하고 응원하는 누군가의 기운으로 전해지기를 바라봅니다.
2022년 3월 12일
기증자 안동화/IT, 서울